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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천천히, 정말 천천히 사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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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보포럼 댓글 0건 조회 75회 작성일 18-12-0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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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는 지긋지긋한 가난의 굴레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 정신없이 달려왔다. 그런 와중에서 '빨리 빨리'는 우리 모두의 브랜드처럼 인식되어버렸다. 그 결과 나라는 조금 잘살게 되었지만 조급증이 가져다준 정신적 후유증이 모든 영역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목회 현장에서는 치유가 어려울 정도로 그 피해가 심각한 것을 본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는 목회를 너무 성급하게 하려고 한다. 교회가 빠르게 성장할수록 그것이 마치 목회의 능력을 대변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반면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각별히 인내가 요구되는 것이면 그것이 설혹 목회의 본질이라 할지라도 기피하려고 하거나 짧은 기간에 승부를 볼 수 있는 엉뚱한 방법을 찾으려 한다.
제자훈련은 헨리 나웬의 표현처럼 세상 앞에서 자신을 '살아있는 작은 예수'라고 소개할 수 있는 이상적인 그리스도인을 만든 작업이다. 분명히 이것은 하나의 이상론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종교적 이상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지상교회를 향하여 이것을 소원하고 계신다는 것이다. 제자훈련의 목회철학을 가지고 있는 목회자는 이러한 하나님의 소원을 남달리 이해하고 있는 자들이다. 뿐만 아니라 그 소원을 조금이라도 이루어드리기 위해 땀과 눈물을 아끼지 않으려는 가슴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큰 바위로 삼고 그를 닮아가는 사람을 만드는 것은 절대로 급조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서둘면 서둘수록 열이면 열 모두가 실패하는 일이다. 온전한 인격을 가진 하나님의 사람은 곁에서 발을 동동 구른다고 빨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시간을 가지고 계신다. 우리는 그 시간에 맞추어 사역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 마음이 급한 것일까? 왜 그렇게 쉽게 포기해버리는 것일까? '빨리 빨리'의 문화에 자신도 모르게 오염된 탓이 아닐까? 하나님과 나란히 걷기에는 우리의 걸음 습관이 너무 잘못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타임지가 미국 최고의 설교자라고 부르는 목사가 있다. 댈러스에서 Potter's House라는 교회를 개척하여 5년 만에 3만 명 가까운 대형교회를 만든 T. D. Jakes 목사이다. 그가 벌이고 있는 핵심사역은 WTAL이다. "여자여 네가 병에서 놓였느니라"(Woman, Thou Art Loosed)라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지난번 집회가 열린 조지아 스타디움에서는 8만 6천여 명의 여성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그 집회를 통해 좌절하고 상처받은 수많은 여성들이 자기의 짐을 주님 앞에 내려놓는 큰 은혜를 체험했다.
그 목사에게 기자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지난 27년간의 사역을 돌아볼 때 처음부터 다시 사역을 시작한다면 고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대답은 의외였다. "사역을 다시 해야 한다면 좀더 천천히 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 이제까지 나는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 모든 것을 다 해야 할 것처럼 사역을 해왔다." 우리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일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가 따로 있을 수 있다. 뿌리는 자가 열매를 거두지 못했다고 해서 책임을 묻지 않으셨다. 오히려 두 사람이 다함께 즐거워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하셨다. 내가 뿌리고 거두지 못하면 뒤따라오는 자가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느긋한 마음을 가질 수는 없을까? 그렇게 될 수 있다면 훈련을 받는 형제자매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한결 느긋하고 여유 있어질 것인데 말이다.
디사이플/ 200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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